광주 이야기

 

혹시 <코레예츠 4세> 단어를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코레예츠(kopeeu)는 구한말, 연해주에서 항일운동에 주력하던 고려인들을 일컫습니다. 그들은 1937년 소련의 스탈린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된 후 8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중앙아시아에 남아 있거나 타지에서 유랑생활을 하고 있는데요. 소련이 붕괴된 후, 고려인들은 소수민족에 대한 민족주의 운동으로 배척당하고, 우리나라로 돌아와 곳곳에 흩어졌습니다. 그중 광주광역시 광산구 고려인 마을을 비롯해 전라남도 지역에 약 4,000여 명의 고려인 후손이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삼행시에서도 고려인 마을과 고려인들을 위한 공헌활동을 소개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항일운동을 했던 자랑스러운 고려인의 후손들을 따뜻하게 포용하기 위해선, 먼저 그들에 대해 자세히 알아야 합니다. 마침, 고려인들의 현재의 삶을 직시하기 위해 전남일보가 특별히 취재했던 사진으로 구성된 <나는, 코레예츠 4세> 전시회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일원인 그들의 역사와 그들 삶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까요?

 

※관련 링크: 오랜 아픔의 역사를 지닌 고려인이 모여 사는 광주광역시 광산구 고려인 마을

 

 

 시간의 흐름 속에서, 코레예츠의 발자국을 뒤쫓다 <나는, 코레예츠 4세> 전시회 

 

 

나는, 코레예츠 4세 전시회는 시대 흐름별로 1부와 2부, 3부, 4부로 나뉘어 있습니다. 각 부의 전시가 시작될 때마다 그 시대 고려인들의 삶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적혀있습니다. 1부는 연해주와 항일운동 시대의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는데요. 만나보기 힘든 1863년부터 1934년까지 고려인의 모습을 생생히 담아내고 있습니다. 1864년, 농사지을 땅이 부족했던 조선시대 선조들은 두만강을 넘어 삶의 터전을 낯선 땅에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를 위한 항일운동, 해방과 분단의 아픔, 강제 이주 등 한반도 격변기를 거치며 연해주, 만주, 시베리아로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그렇게 고향에서 멀어진 그들은 고려인, 코레예츠로 불리게 됐습니다. 

 

 

1부 벽면에는 <원동고려극장>의 모습도 관람할 수 있습니다. 원동고려극장은 1923년 9월 9일에 블라디보스토크에 설립된 최초의 한국어전문 연극극장입니다. 배우 일동 사진 등 그들의 생활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시간의 흐름을 좇아 2부로 관람을 이어가 볼까요? 2부에는 1935년부터 1945년까지 고려인들이 무참히 숙청되고 강제 이주되는 안타까운 모습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스탈린의 소수민족 강제이주정책으로 고려인들은 영문도 모른 채 화물 열차에 실려 6,500km 떨어진 중앙아시아로 떠나야 했는데요. 열악한 환경 때문에 화물열차 속에서 추위와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 고려인들의 처참한 모습이 담겨있죠. 사진을 관람하다 보면 안타까움에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3부에서는 1945년부터 1992년까지의 근대사 속 고려인의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고려극장 연극의 모습이 특히 눈에 띄었습니다. 고려극장 연극 토끼전에서 거북이 역을 맡아 열연하는 진창화 배우의 모습이 생생히 담겨있습니다. 또한, 연극 춘향전에서 열연하는 최 따지야나와 김 블라디미르의 열연하는 모습이 담겨있어 그들의 모습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답니다. 

 

 

3부의 전시물 중 뜻깊은 사진이 있습니다. 과거 고려인들의 결혼식 모습이 담긴 사진인데요. 삼행시에서도 고려인들의 결혼식을 후원하는 사업이 소개된 적 있어 반가웠습니다. 삼성전자 그린시티는 고려인들을 위한 합동결혼식을 진행했습니다. 고려인 후손 분들 중 생활여건이 어려워 결혼식을 미루고 살아가는 분들이 있어,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다양한 나라 출신의 고려인 부부들을 위해 합동결혼식을 지원했죠. 전시된 사진 속 모습과 합동결혼식 속 부부들의 행복한 모습이 오버랩되어 발걸음을 멈추고 좀 더 자세히 관람했답니다.

 

※관련 링크: 고려인 동포들을 축복하는 아주 특별한 하루, 고려인 가족 합동결혼식! 

 

 

마지막 4부는 1993년부터 2017년까지 현대 고려인의 모습을 담았는데요. 현대모습을 담아서인지 더욱 친숙하고 생생하게 느껴졌습니다. 고려인 4세 아이들이 한복을 곱게 입은 사진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는데요. 이 모습은 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곡동에 거주하고 있는 고려인 아이들이 명절을 맞아 FM 라디오에 참여한 모습이라고 합니다. 

 

 

고려인이 걸어온 길과 생활환경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를 상영하기도 하며, <나는, 코레예츠 4세> 전시회는 보다 생동감 있게 그들의 모습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관람을 이어갈 때마다 그들의 아픔이 전해져 발걸음이 무거워지기도, 그들의 웃는 모습에 따라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에 생활하고 있는 고려인 후손들은 55,000여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고려인 3세 부모를 따라 이주한 자녀들은 한국에서 태어났더라도, 성년이 되면 3개월에 한 번씩 비자를 갱신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고 있습니다. 다행히 법무부 특별조치로 2017년 9월부터 2019년 6월까지 한시적으로는 비자갱신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해 그분들의 생활의 불편함이 해소되진 않는데요. 우리와 같은 민족인 그들의 생활이 개선되기 위해선 많은 관심과 응원이 필요합니다. 그들에 대한 관심의 첫걸음으로 이번 전시회를 관람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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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동구 광산동 13 | 국립아시아문화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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