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이야기


광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일까요? 바로 자주, 민주, 인권의 도시입니다. 광주는 문화의 도시이자 민주화와 인권의 도시죠. 그런 광주의 중심에는 빛고을 광주를 지켜주는 무등산이 우뚝 서 있습니다. 무등산은 도시에서 접근하기 좋아 많은 광주 시민들이 오르내리고, 국립공원으로 승격되고 나서는 더욱 많은 등산객이 오르고 있는 산인데요. 오늘은 광주의 무등산의 정자를 둘러보며 옛 선비문화를 탐방하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 모든 사람이 대등한 세상, 무등(無登)세상을 꿈꾸는 무등산에 오르다

 


저는 무등산의 ‘무등(無登)’이 더는 오를 곳이 없는 최고의 위치라고 해석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삼행시 취재를 하며, 진정한 무등의 뜻이 ‘상하지위와 높고 낮음이 없는 대등한 세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광주를 내려다보는 무등산은 평등한 세상을 지향하는 곳이었죠.

빛고을 광주에서는 옛 선조 때부터 무등의 세상, 즉 평등한 세상을 꿈꾸고 있었습니다. 옛 선비들의 숨결을 고스란히 담은 정자 문화의 발자취를 좇는 이번 취재를 통해 광주에 이처럼 아름다운 곳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새삼 놀랐고, 미처 알지 못했던 것이 아쉬웠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광주 곳곳에 있는 선비 문화를 찾아서 다양한 정자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 조선 중기 문신 김윤제가 후학을 가르치던 정자 <환벽당>

 


제일 처음 도착한 곳은 광주광역시 북구 충효동에 위치한 환벽당입니다. 광주에서 고서를 지나 광주호 옆 도로를 따라 충효동까지 가다 보면 맨 처음 보이는 언덕에 환벽당이 있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오는 법도 어렵지 않습니다. 광주 시내버스 187번을 타고 오다가 ‘충효동 환벽당’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환벽당에 닿을 수 있습니다.

 


환벽당은 조선 중기의 문신인 김윤제가 관직을 그만두고 후학을 양성할 목적으로 지은 정자입니다. 환벽당에 오르는 입구에서 환벽당이 있는 곳까지는 마치 영화제 레드카펫처럼 길게 놓인 돌계단을 볼 수 있는데요. 이 돌계단을 따라 환벽당에 올라가다 보니 마치 극진한 대접을 받는 느낌이 들어 내심 즐거워졌습니다.

 


환벽당을 오르다 무심코 뒤를 돌아 무등산의 산허리를 잠시 바라보고 있자니, 시 한 수가 절로 읊어지고 저도 모르게 콧노래가 흘러나왔습니다. 환벽당에 다다르니 앞으로는 무등산이, 뒤로는 소나무 군락지가 있어 소나무 향기에 머리가 맑아지는 듯했습니다.

 

 

■ 임진왜란의 김덕령 혼을 위로하고 충정을 기리기 위해 세운 정자 <취가정>

 


환벽당의 아름다움에 잠시 취해있다가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바로 김덕령 장군의 쉼터, 취가정입니다. 취가정은 환벽당에서 도보로 약 7분 정도 떨어져 있는 곳에 있었는데요. 취가정은 환벽당과 또 다른 느낌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취가정에 오르는 길에는 환벽당과는 다르게 곡선의 돌계단이 있습니다. 우리 선조들의 삶 속에서는 곡선을 자주 엿볼 수 있는데요. 한옥 지붕 처마의 곡선에서부터 한복의 곡선까지. 부드러운 곡선의 지혜가 우리의 사람 관계에도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취가정의 툇마루에 누워보니 선비들이 쉬었던 정자들의 공통점을 하나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동서남북 사방에 창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네모난 창틀에는 아름다운 풍경이 액자 속 그림처럼 담겨 있었습니다. 남쪽의 창에는 무등산의 산새가 보였고, 북쪽의 창에는 넓은 평야가 보였고, 동쪽의 창에는 개울과 꽃이, 서쪽의 창에는 푸른 하늘이 보였습니다. 선조들은 이곳에서 아름다운 사계절의 풍광을 보며 시를 쓰고 세상을 이끌어 나가는 지혜로운 계획도 세웠겠죠?

 

 

■ 꽃내음, 푸른 하늘, 무등산의 녹음, 환벽당과 취가정의 편안함이 어우러지다.

 


마지막 선물처럼, 취가정과 환벽당 앞에서는 아름다운 꽃들이 방문객들을 배웅해주었는데요. 개량 양귀비꽃과 도라지 꽃이 무등산의 푸르름과 정자의 편안함, 파란 하늘과 어우러진 채 펼쳐져 있었습니다. 쉽게 볼 수 없었던 꽃들이어서 더욱 반가웠답니다.

 


마지막으로 풍암정으로 이동하고자 하였는데요. 한창 농사일이 바쁜 농번기인 터라 경운기와 트랙터로 인해 풍암정으로 향하는 진입로가 막혀있었습니다.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고 무등산을 내려왔습니다.

이렇게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담양의 경계선에서 옛 선비들의 사랑방과 같았던 정자 문화를 되짚어 보았는데요. 이는 선조들의 지혜의 근원과 함께 빛고을 광주를 이해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리지는 못했지만 광주 광산구에 위치한 호가정도 가족들끼리 반나절 코스로 둘러보기 좋은데요. 아이들에게 남도의 선비문화인 정자문화를 경험하게 해주는 것도 뜻깊은 일일 것 같습니다.

 

[환벽당 가는 길]


 

[취가정 가는 길]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이 장소를 Daum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광주 북구 충효동 387 | 환벽당
도움말 Daum 지도


댓글 남기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옹구 2017.06.15 10: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이 참 좋군요
    한번 가 보고 싶군요

    • 삼행시 광주 2017.06.15 12: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삼행시 블로그 담당자입니다.

      푸른 자연 사이에 위치한 멋스러운 정자, 환벽당과 취가정을 소개해드렸는데요. 산들바람을 맞으며 풍광을 눈에 담고 오기에도 좋은 곳입니다. 앞으로도 삼행시 필진들이 소개하는 광주광역시의 숨겨진 장소들, 많이 기대해주세요 :)

  2. 이아름 2017.06.28 17: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자와 소나무 군락지 어울림을 통한 편안함을 공유했어요 :) 이용기 기자님은 무등산 홍보대사인듯 ,
    가고싶어지는 곳만 콕콕 알려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