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이야기

무안 여행지

무안 팽나무

무안 팽나무숲과 개서어나무

 

가을이 깊어지는가 싶더니 벌써 거리에는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합니다. 거리에는 겨울을 예고라도 하듯 가을바람에 떨어진 오색 낙엽들이 저마다의 모습으로 겨울맞이를 하고 있는데요. 늦가을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전남 무안으로 여행을 떠나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무안에서 목포로 이어지는 국도 1호선은 예쁜 가로수길이 많은데요. 유독 눈에 띄는 곳이 있어 찾아가 보기로 했습니다. 한가롭게 생각을 정리하고 싶을 때 걷기 좋은 길, <무안 팽나무와 개서어나무숲>을 소개합니다. 

  

무안 여행

 

전남 무안군 청계면 청정마을 입구에 펼쳐진 가로수입니다. 이곳에는 천연기념물 제82호로 지정된 500년 넘은 나무들이 도로 사이에 줄을 서듯 심겨 있습니다. 마을 앞 국도변을 따라 서 있는 나무들은 팽나무 66그루, 개서어나무 20그루, 느티나무가 3그루로 서로서로 사이좋게 숲을 이루고 있는데요. 우리 조상들은 마을 입구에 보호수를 심어 두고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빌었다고 하는데 이토록 아름다운 보호수가 500년 동안 그 자리를 지키게 된 이유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그 실마리를 쫓아 숲을 걸어보기 시작했습니다. 

 

 

■ 도로변을 따라 걷기 좋은 길, 팽나무와 개서어나무 숲

  

무안 걷기 좋은 길

 

무안 읍에서 옛 국도 1호선을 따라 청계북초등학교 부근까지 이동하다가, 무안로 청천마을 입구 숲 사이 잠깐 차를 멈췄습니다. 길가나 도로변에 줄지어 길게 심어진 가로수 형태의 나무를 줄나무라고 하는데요. 우리나라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나무는 함평 대동면의 줄나무와 무안 청계면 청천리의 팽나무와 개서어나무의 줄나무 밖에 없다고 합니다. 특히 무안의 줄나무 가로수 숲은 지금도 서해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으로부터 마을을 보호하는 방풍림의 기능도 하고 있어 매우 중요한 존재입니다.

  

무안 팽나무숲

 

줄나무 가로수 사이에는 작은 정자가 하나 있습니다. 팽나무 몸통이 정자 사이로 파고들어 간 형세입니다. 정자를 만들 때 나뭇가지 하나라도 훼손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그대로 드러나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팽나무 관리사무소

 

이곳은 천연기념물 82호로 보호받고 있는 곳이지만, 광주-목포 간 1호선 국도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그냥 멋진 가로수길로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팽나무와 개서어나무는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기에 무안 청천마을에서는 관리사무소까지 두어 보호하고 있을까요?

 

 

■ 오랫동안 마을을 지켜온 보호수의 숨은 이야기

  

무안 보호수


1456년 청천마을에 첫 터를 잡은 사람은 경상도에서 온 달성 배씨 배희라는 사람이었습니다. 세조 2년에 단종 복위가 이루어지지 않게 되자 자신의 지위와 벼슬을 버리고 경상도 칠곡에서 전라도 땅까지 오게 됩니다. 전남 무안으로 온 배희는 산세가 수려하고 시냇물이 맑은 ‘청천리’에 푹 빠졌습니다. 마을 이름처럼 편안한 곳에 가족을 이루고 농사를 지으며 자손들을 번창하면서 조용히 살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서해의 매서운 해풍은 가옥은 물론 농사에 막대한 피해를 줄 정도로 농작물에 지장을 줬다고 하는데요. 지금도 무안의 해풍은 유명합니다. 하루는 길가는 나그네가 마을을 지나면서 고민하는 배희에게 “마을 입구에 팽나무와 개서어나무를 심으시오”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습니다.

  

무안 여행지

 

배희는 이야기를 듣고 나무 100그루를 이곳에 심게 됩니다. 놀랍게도 이 두 나무가 자라 서해의 해풍을 막아주었고 풍년이 들면서 자손도 번성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마을 앞까지 서해 바닷물이 들어왔다는데 보호수가 이를 막아 주었다니 대단합니다. 현재 청천마을에는 배 씨 단일 씨족 부락이 형성되어 약 100가구가 살고 있으며 현재 40대손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동학농민운동 접주 배상옥을 비롯해 국회의원 등 많은 인사가 이 마을 출신이라고 하니 나무들이 정말 마을을 지켜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팽나무숲 트래킹

 

이곳의 나무들은 모두 500살이 넘었으며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습니다. 팽나무는 해안지역에서 자주 발견되는데요. 우리나라 남부지역의 섬 지역이나 제주도에서도 팽나무 노거수가 적지 않게 관찰되고 있습니다.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의미로 신령스러운 의미로 심는 경우가 많아 마을 당집과 함께 있기도 합니다. 팽나무는 장수하는 나무로도 유명한데요. 500여 년은 기본으로 사는 장수 종입니다. ‘셀티스’라고도 불리고 팽나무의 의미는 ‘열매가 맛있는 나무’란 뜻으로, 열매가 달콤해서 새들이 무척 좋아한다고 합니다. 지난 500년 동안 이 많은 나무들은 어떻게 보호된 것일까 궁금해 찾아보니, 당시 숲 보호를 위해 나무를 꺾거나 열매를 먹으면 큰 병에 걸린다는 미신을 퍼트려 이 일대를 보호해 왔다고 합니다.

 

 

■ 청천마을 벽화 속에 녹아 있는 무안 모습

  

무안 산책

 

발길을 옮겨 청천마을을 들어가면, 예쁜 벽화가 그려진 담벼락을 만날 수 있습니다. 농사짓는 모습부터 농민들의 모습까지 흥미롭게 그려져 마치 작가의 작품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걷기 좋은 길입니다. 골목 끝까지 그려진 마을 벽화는 마을 사람들의 삶과 함께 무안의 역사를 그대로 전해주는 듯합니다.

  

무안 벽화마을

 

청천 마을 안으로 들어가자, 고샅길을 따라 예쁜 벽화 골목길이 반겨줍니다. 농악놀이를 비롯해 가마 타고 장가가는 모습부터 널뛰기하는 아낙들, 물레 돌리기를 하는 여성들까지 과거 농경사회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냈습니다. 무엇보다도 벽화 내용이 너무나 사실적이라 놀랍습니다. 마치 김홍도나 신윤복의 그림들에서 모티브를 얻어낸 듯한 몇몇 작품들은 청천마을의 또 다른 볼거리입니다.

 

무안 가을산책

무안 돌담길


골목길을 걷다 보면 오래된 흙담길 풍경이 그대로 들어와 그 옛날 무안 청정마을 주민들의 삶까지 엿볼 수 있었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는 여행길에서 발견한 소소한 볼거리들은 무안 여행의 색다른 묘미였는데요. 마을 어귀를 돌다 만난 감나무들은 아직도 가을이 많이 남았노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듯했습니다.

  

무안 팽나무숲과 개서어나무

 

무안의 풍속과 보호수 이야기가 녹아있는 청천마을을 돌아보고 나니 우리 조상들이 얼마나 지혜로웠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전남 무안에는 서해안 일출을 볼 수 있는 도리포부터 도공의 혼을 느끼게 하는 분청사기 명장전시관까지 다양한 볼거리가 있습니다. 깊어 가는 가을을 마무리하며 명상에 빠져들 수 있는 걷기 좋은 길 무안에서 한 해의 겨울을 맞이해보는 건 어떠신가요?

 

[팽나무와 개서어나무 숲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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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무안군 청계면 청천리 371-3 | 팽나무와개서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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